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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야기

의연함에 대한 감사..

 

 

어제 공주의 남자 10화가 나갔다. 나름 많은 이들이 드라마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있어 프로듀서 개인으로서 그동안의 피곤함도 잊고 다음을 준비하게 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어려움을 딛고 자신의 위치를 지켜가고 있는 배우와 스탭들이 있어, 또 그들과 함께 힘낼 수 있는 동력이 있기에 더더욱 그렇다. 

 초반기 겪어내기 어려운 질타와 오해아닌 오해속에서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신뢰감을 주었던 배우가 있다. 바로 세령역의 문채원이다.
'방송 초기, 대사톤이 이상하다, 어색하다. 민폐다' 등의 수많은 질타아닌 질타를 받으며 시작했던 세령이였다.

 예능프로그램에서의 몇 장면으로 자세가 안되어있다는 거의 마녀사냥식의 몰이를 받았던 배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자리에서 흔들림없이 꿋꿋하게 자신의 역할을 다해가는 모습에 많은 주변 스탭들이 측은해하였다. 오히려 촬영현장에서만큼은 밝게 사람들을 대해주었다. 본인은 사진속의 모습처럼 속으로 눈물을 흘리고 있었을지 모르지만,...

 

  프로듀서로서, 함께 하고 있는 배우가 성장하고 있는(아직은 내용을 이야기하기에 시기 상조일지 모르지만...) 모습을 보는 것은 굉장한 기쁨이다. 물론 모두 마무리되고 난 후에 이야기를 해도 늦지 않다. 이래서 훌륭하다 저래서 이렇다고 이야기하기에 섣부를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내가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은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한 의연함'에 대한, 그리고, "그 비난과 질타를 사라지게 할 만큼 잘해주고 있음" 에 대한 작은 감사의 표시라고 해두자.  그리고, 내가 아는 한, 이 배우는 지금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최선을 다하는 것 같다.

 
지금은 잦아들었지만, 논란이 한창이던 당시, 공홈에 올리려던 글이 있다.
오히려 논란을 부채질할 수도 있다는 주변의 의견에 당시엔 접어놓았지만, 지금 이시간, 잠시의 호평으로 그가 입은 상처와 오해가 완전히 덮어지는 것은 아니니, 당시에(7월말쯤인 듯하다) 썼던 글 전문을 그대로 올려 그 배우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정리해 본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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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공주의 남자> 프로듀서입니다. 공주의 남자 첫 방송이 시작되고 이제 3,4회 방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 드라마를 준비해 오면서 조금씩 어려운 일들이 있었고,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고 생각하지만, 잘 헤쳐 나가려고 합니다.
 
1, 2회 방송이 나가고 시청자들의 반응에 귀기울였습니다.
나름 나쁘지 않은 반응에 행복해하기도 했구요. 드라마에 대한, 또 연기자들에 대한 호평도 질책도 모두 감사히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어제 오늘 세령역을 맡은 배우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오가는 것 같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내용에 대해 조금은 안타까움을 갖게 되었습니다. 기사와 네티즌들의 반응이 섞이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이런 상황은 대응하지 않고 시간이 가면 가라앉을 것이라고 하고, 대부분 그렇게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재점화 될 수 있는 상황에도 배우 소속사 관계자도 아닌 제가 이곳에 글을 쓰는 이유는 조금은 본질에서 벗어나 보이는 여론에 대해 안타까움을 갖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공간은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자리인 동시에 또 공론의 장이 되고 있는 곳이므로 아주 조심스럽게 사실에 근거하여 몇 자 적어보고자 하는 것이니 넓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예능프로그램과 관련하여
 
배우들에게, 그것도 많은 경험이 있지 않은 여배우들에게 예능프로그램은 쉽지 않은 도전입니다. 실제로 예능에 익숙하지 않은 공주남 배우들도 출연을 하기 전에 많이 망설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명의 배우들이 모두 출연을 결정한 것에 대해 실제로 시청률 욕심을 떠나, 이 드라마를 함께 만드는 스탭들의 입장에서 나름 쟁이들이 이렇게 모든 에너지를 기울여 만드는 드라마를 여러 시청자들이 많이 보여 줄 수 있겠다 싶어 고마웠던 것도 사실입니다. .
 
프로그램 녹화가 있던 7월 16일 신길동에서 있었던 해피투게더의 촬영은 아침 8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장마로 인해 스케줄이 연기되어 당일 오후 2시부터 문경에서 촬영이 있었지만, 이미 10여일 전에 녹화스케줄을 조율한 상태였고, MC분들에게도 양해를 구해놓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약간의 무리가 있었지만, 진행이 되었지요.
 
약 4시간동안 녹화는 내심 걱정했던 것 보다는 잘 진행이 되었습니다. 공주남 제작발표회 사회를 보아준 김대희, 김준호씨가 나름 기대했던 역할들을 해주었구요. 물론 공주남 배우들이, 예능에 끼가 있어 잘 치고 빠지는 다른 배우들보다는 조금 어색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었지요.
예능에서 기대하는 확실한 리액션과 순간적인 기지가 발휘되어야 할 애드립에 조금 당황스러울 수 있었다고 봅니다. 그러나, 해피투게더 녹화현장에서의 분위기는 기사등에 비춰지듯이 문제가 있는 상황은 아니었고, 배우들은 모두 나름 최선을 다해주었다고 생각했습니다. 현장에 있던 제 눈에도 예능에 익숙하지 않은 상황, 몇 시간 후 있어야 할 촬영에 대한 부담감은 접어 두고 최선을 다하는 그들이 고맙게 보였습니다. 함께 어울리려 했고, 적극적으로 분위기에 뛰어들려고도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죠.
단, 녹화가 끝나고 세령이가 좀 많이 지쳐보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날 저녁 감독과 이야기하더군요. ‘예능은 참 힘든 것 같아요. 그래도 열심히 했어요. 물도 많이 맞았고...“라고...
그랬기 때문에 현재의 이 상황이 개인적으로는 좀 안타깝습니다. 제가 본 그 배우는 이렇게 논란의 중심에 설 만큼 인간적으로 자세가 안되어 있는 배우는 아니라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이전 드라마에서는 어땠는지 모르지만, 공주남 제작 현장에서의 그 배우는 40일이 넘는 촬영기간동안 단 하루도 촬영 스탭들을 기다리게 해 본적이 없는 성실한 배우입니다. 항상 먼저 나와서 준비하고, 조금이라도 더 연습을 해보고자 노력하는 것이 보이는 배우더군요. 자신이 생각하는 연기가 안되면 밤새 속상해 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조명팀부터 연출부 막내까지 스탭들을 참 잘 챙기는 모습이 참 좋아 보이는 배우입니다. 감독이라서 잘하고 나이 어린 스탭이라서 등한시하는 배우가 아니랍니다. 현장에서 이야기하는 스탭들은 가식적인 모습과 그렇지 않은 모습을 느낌으로 알거든요, 
    
누구는 공주남이 덕분에 홍보가 많이 되겠다고 이야기 하더군요 .그러나 위의 이유때문에라도 제작진의 한 사람으로서 현재 보여지고 있는 논란이 그 배우에게 줄 상처가 조금 걱정이 됩니다. 물론 이 과정도 대중들에게 관심을 많이 받고 있다는 반증이기로 하고, 탈피의 과정에서 넘어야 할 좋은 약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캡쳐된 그림을 통해 나온 기사와 댓글이 계속해서 한 배우에 대한 인간적인 면모까지 호도시키는 상황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현재 모든 신경이 이 드라마에서 어떻게 세령역을 어떻게 잘 소화하느냐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백여명이 넘는 스탭들, 수십억이 들어가는 이 작품에 타이틀롤을 맡아 진행한다는 것이 주는 심적인 부담은 연기경력이 길지 않은 20대 배우가 당연히 가질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거운 스케줄에 익숙하지 않은 여러 상황을 묵묵히 따라준 배우들에게 감사합니다. 그 과정을 지켜본 제작팀의 한 사람으로서 여러분의 넓은 아량을 부탁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신 여러분들게 감사드리고, 공주의 남자 열심히 만들고 있으니 많이 아껴주시고 애정어린 충고도 많이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