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 항상 어린시절부터 가장 많이 이름을 들어온 인물, 아마 그 시절 가장 먼저 읽은 위인전이 링컨이 아니었나 싶다.
35년이 지나서 나는 다시 링컨을 만났다. 바로 1년전 하늘로 떠난 노무현과 함께 말이다.
이 책을 읽고 섣부르지만, 노무현이란 사람이 결국은 자신의 삶을 링컨의 삶에 투영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깊이 갖게 되었다.
노무현은 이 책의 서문부터 자신이 꿈꾸던 삶을 이미 살다간 인물이 링컨이었다는 점을 말하고 있다. 즉, 노무현은 정치역정부터 신념, 그리고 그의 죽음까지 링컨의 삶을 그대로 따라하고 싶어했는지도 모르겠다. 그가 쓴 이 책을 읽어가다보면 그가 대통령직에 있으면서 맹렬히 공격받은 링컨을 보면서, 또 한편으로는 신념화하면서 본인의 대통령직 수행시절을 견디었겠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하는 문장들이 눈에 뜨인다.
이 책은 그가 대통령이 되기 1년전 그러니까 2001년11월에 출간된 책이다.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기 전, 그가 청와대로 들어가면서 이 책을 가지고 들어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는 링컨을 정신적인 행동적인 멘토로 삼은 듯 하다. 대통령이 되어서도 막강한 권력의 유혹에서 견디면서도 그는 이 책을 생각했을 것이다. 마치 이 책은 왜 그가 그랬을까 하는 수수께끼를 행간행간에서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느낌을 준다.
그가 서문 마지막에 적은 글귀가 마음을 울린다.
- 지난 역사 속에서 우리에게는 '성공하기 뒤해서는 옳지 못한 길을 가야하고ㅡ 정직해서 성공할 수 없다'는 그릇된 관념이 형성되어 왔다. 이러한 의식, 이러한 문화를 바꾸지 않고서는 한차원 높은 사회 발전도, 역사 발전도 불가능하다. 이제는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 정정당당하게 승부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인간의 자존심이 활짝 피는 사회, 원칙이 승리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나의 간절한 소망이자 정치를 하는 이유이다.-
그는 이글을 대통령이 되기 1년전에 썼고, 대통령을 마치고 1년 후에 숨을 거둔다..
링컨이 남북전쟁이 끝나고 채 며칠이 지나지 않아 암살당해 세상을 떠난 후, 그의 정직함과 민주적인 리더십이 미국인의 가슴 깊숙히 남아있는 것처럼, 인간 노무현이 2001년에 쓴 이 책 서문에 나온 그의 신념이 비록 그의 재임시절, 퇴임 후에 그를 힘들게 하였지만, 오랫동안 우리의 가슴에 은은하게 남아 있을 거라고 믿는다.
생각의 중심, 세상의 중심이 흔들리는 듯한 요즘, 나의 혼란스러운 마음을 조금은 위안해 줄 수 있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