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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광해가 말하는 것...

 

오락적으로 잘 만들어진 영화. 광해.
이 영화는 현재 대중이 원하는 코드를  아주 치밀하고 교묘하게 잘 맞추고 있다. 마치 현재 대한민국의 가장 뜨거운 이슈인 연말대선 구도에 어떤 식으로든 끼워 맞출 수도 있을 듯한 인물구조와 그 스토리의 내용이 가진 흡입력은 향후 대선을 앞둔 대한민국을 관객몰이로 몰아갈 수 있는 힘도 느껴진다.

영화에서 현실과 다를바없는 기득권 세력의 모습은 현실에 분개하는 관객들을 점차 공분하게 만들고. 가짜왕 광해의 입을 통해 그 문제점을 조목조목 파헤치는 부분은 관객으로 하여금 시원함을  느끼게 한다. 더욱이 그가 진짜 광해가 아니라 가짜왕, 즉 우리 주위의 평범한 인물이기에 그 몰입의 속도는 매우 빠르다. 빠른 속도감과 적절한 웃음코드로 2시간이 넘는 상영시간이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데...
영화를 마치고 스크롤이 올라가는 것까지 보고 난 후 의문점이 들었다.
은 왜 굳이 광해였어야 했을까?? 왜 감독은 역사적인 패자로 기록되어 있는 광해와 허균을 주인공으로 잡았을까??

내가 생각한 그 답변에 대한 설명은 자칙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우려가 있어, 이 글을 보는 분들 중 영화를 보는 분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 갈음하겠다.
이후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한 번 해볼 수 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나온 영화 자막 3줄은 내가 영화를 보기전부터  알았던 역사적 사실이었지만, 영화를 보고난 후 굉장히 다른의미로 크게 다가옴을 느낄 수 있었다.

영화 초반부 허균의 선택은 영화시작시점부터 나를 굉장히 불편하게 만들었고. 마치 영화의 결말이 해피하지 않겠구나 라는 것을 대놓고 이야기 하듯이 말이다.
그러나, 영화를 통해 들리는 메세지는 해피엔딩이냐 아니냐가 아닌 듯 하다.
(내 생각이라는 단서를 붙어)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서 before & after를 이야기하고 있다..
왜 역사에 그들이 그렇게 되었는지 말하고, 또 알아달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허균과 광해가 넘지 못하던 현실의 벽, 즉 기존의 질서, 하나를 주고 하나를 받는다.는 정치의 공식은 소위 비선수출신인 가짜왕에 의해 여지없이 깨어진다.  이 영화는  그 역사의 개연성에 대해 픽션과 팩트를 너무도 잘 버무린 영화다. 광해가 인조반정에 의해 물러날 수 밖에 없던 필연적인 원인을 소재로 차용하여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다.

영화의 마지막에 나오는 3줄의 자막은 감독이 던지고자 하는 메세지의 결정판이다. 감독은 블랙바탕에 흰글자로 된 단 세줄의 자막을 통해영화 스토리에 빠져들어 열광하던 관객에게 찬물을 끼얹는과감함을 보인다. 그리고
소리친다... 영화에서 빨리 빠져나와!!! 라고,
역사적으로 수백년의 시간상 간격이 있음에도 현실과 다를 바 없는 기득권자들의 욕심과 가지지 못한 자들의 설움이 반복되어  왔음에 분개하고, '야이 개XX들아' 라고 그들을 향해 욕을 퍼부어주는 듯한 이 영화에 열광하던 관객들은  역사적인 사실을 알려주는 것에 불과한 두줄의 자막으로  다시 되풀이되는 암울한 현실로 급속히 귀환당한다.

그러나 영화는 마지막 자막, '우리 역사에 유일하게 백성을 위해 사대주의에 대항한 왕'이라는 메세지를 통해 이 영화에서 다루고자 했던  메세지를 우리 뇌리에 깊숙히 남기고 있다.

역시 내 생각이라는 단서이지만, 우리는 비슷한 방식으로 한 대통령을 역사속에 보냈고,  또 다시 기존 패러다임을 뒤집으려는 시도를 하는 듯 하다. 이번엔 광해와 허균같은 끝이 아니길......